다른 한편으로 한반도는 ‘경계의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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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수인 작성일 25-12-19 03:41 조회 1 댓글 0본문
라섹비용 북으로는 대륙적 권위, 남으로는 해양적 자유가 맞닿는다. 이중적 욕망은 국민의 심리 구조에도 반영된다. 한국 사회는 늘 ‘중심에 있고 싶지만 중심이 아닌’ 불안을 경험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줄타기는, 개인 심리로 치면 이혼 위기에 처한 부모 사이에서 하는 중재자 역할과 유사하다. 양쪽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지만, 동시에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위치는 현실적 생존에는 유리하지만, 정체성의 안정에는 불리하다.
한국인의 ‘과잉 경쟁’ ‘불안한 자존감’ ‘지속적인 외부 승인 욕구’는 모두 이러한 지정학적 불안에서 비롯됐다. 남북분단은 이 불안의 내면화된 상징이다. 국가가 분열된 만큼, 국민의 무의식 또한 늘 분열돼 있다. 북한은 중국과 혈맹을 표방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종속에 대한 불안을 품고 있고,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자주성 상실에 대한 불편함을 느낀다. 남과 북 모두 ‘큰형’을 향한 복잡한 감정을 공유한다. 즉 보호받고 싶으면서도 지배당하기 싫은 심리다.
이러한 감정 구조는 가족적 은유로 보면 ‘아버지와의 동일시와 반항’의 이중구조에 가깝다. 남북분단 체제는 외세 의존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그 의존을 혐오하는 모순적 체계다. 결국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존재하는 ‘불안’과 ‘인정 욕망’의 도돌이표를 반복하며 혐중·혐미 정서를 키운 셈이다. 혐중·혐미는 남북 모두의 자주적 주체성 부재가 낳은 심리적 그림자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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